무한서고

무한서고는 관리국의 손길이 닿은 모든 세계의 정보를 담고 있다. 설사 그것이 종이건 양피지건 플로피 디스크건 사람 가죽이건 상관없이 말이다. 관리국의 전신이던 차원연합 시절부터 있어온 이 무한서고는 그 세월만큼이나 방대한 자료로 '관리국이 만들어낸 데이터베이스 저장형 로스트로기아'라고 농담삼아 불리기도 했다.

차라라락

종이로 만들어진 책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가 기분좋게 울렸다. 마법을 컨트롤해 다 읽은 책을 옆으로 밀어내고 다음 책을 꺼내올렸다.

차라라락

독서마법라는 편리한 기술 덕분에 책을 손에들고 하나하나 읽어내려야 하는 중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독서마법의 창시자여 찬양받으라.

"아, 강반장님?"
"유노인가?"

뒤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독서마법을 중단했다. 타다닥 거리는 소리와 함께 독서마법에 묶여있던 네권의 책이 차례로 덮혔다.

"차라리 사서로 무한서고에 재취직 하시는게 어때요? 독서마법을 사용해도 보통 두권에서 세권이 한계인데 강반장님은 네권을 동시에 읽어내시니 무한서고에서 귀중한 인력이 될텐데요."
"여덞권 이상을 동시에 읽어내는 자네가 하니 설득력이 떨어지는데?"

다 읽은책과 읽지 않은책으로 구분지어 띄워놓았던 책들중 다 읽은책들을 책장에 꽃았다. 무한서고가 무중력 공간이 아니었다면 저걸 꽃아놓는데도 상당히 힘들것이다.

"수사관 때려치면 생각해 보지. 엊그제는 기술부에서 오라고 하더라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쪽으로 취직한게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니까."
"마이크로 단위로 마력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기술부에서도 귀중한 인재니까요."

유노가 읽지않은 책들 중에서 한권을 집어들었다. '4세대 마력로와 5세대 마력로의 마도공학적 차이와 5세대 마력로가 관리국 영향력 확장에 끼친 영향'이라는 무시무시하게 긴 제목을 가진 책이다. 참고로 페이지수는 870페이지.

"이번엔 무슨 사건때문에 이런책을 뒤져가며 조사하시는거죠?"
"사건이 아냐"
"그럼요?"
"개인적인 흥미랄까?"
"마력로에요? 진짜 기술부로 옮기실 생각인가요?"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유노가 책을 덮었다. 유노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정확히는 5세대가 될뻔했던 마력로가 얽힌 사건이지. '휴드라'라고 알고있나?"

나를 바라보는 유노의 눈이 커졌다.

"휴드라라면 그...."
"프레시아 테스타로사가 연구주임으로 참여했던 하이브리드식 5세대 마력로의 개발 코드네임이지"

'프레시아 테스타로사'라는 이름이 나오자 유노는 눈에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 아는 사람이 연관되어서 그런걸까

"휴드라 계획 자체는 그다치 특별할것도 없었어. 4세대 까지의 마력로들은 마력출력에 비례해서 미사용된 활성마력을 엄청나게 뿜어댓고 활성마력이 쌓이게되면 차원진이 일어난다는 자연마력축적 이론이 등장하면서 활성마력을 최대한 줄이려는 연구가 시작되었으니까. 휴드라는 그 연구중 하나일 뿐이야."
"하지만 상당한 피해를 낸 사고를 일으켰다고 들었습니다만..."
"맞아. 휴드라는 하이브리드식 마력로, 즉 마력 생성을 순수 마력에만 의존하는것이 아닌 다른 수단을 병행해서 사용하는 형식이지. 하지만 문제는 이 다른 수단에 동원된 물질이었지"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이 사건을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알고있는 내용이다. 침묵을 지키는 유노를 내버려두고 말을 이어갔다.

"이 물질이 무엇인지 아는사람은 드물어. 미드칠더에서는 이녀석이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거든"
"뭔데요?"
"플루토늄"

잠깐 기억을 더듬어보던 유노는 어이없는 표정과 함께 입이 벌어졌다.

"플루토늄을 생산할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세계는 많지 않아. 기껏해야 대여섯정도? 플루토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전에 마도과학시대로 넘어가는것이 대부분이고 미드칠더 역시 예외는 아니야. 미드칠더도 플루토늄을 제대로 정제,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나 지식따위는 없었지."
"하지만 휴드라 프로젝트에 플루토늄이 사용되었다면 프레시아 테스타로사는 그걸 어디에서 구했단거죠?"

설마하는 표정으로 물어보는 유노에게는 미안하지만 유노가 예상하는 그 설마는 사실이다.

"관리국 최상층부. 최대한 관여하는 인원을 줄인다고 해도 최고평의회와 집무총관정도가 아니라면 저런 위험한 물질을 구해줄 수 없어. 그리고 최상층부와 연구진들중 그 누구도 플루토늄이 위험한 물질이라는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니 휴드라의 실패는 이미 예견되어있었지. 잘 알지도 못하는 기술을 억지로 적용시키니 마력로가 녹아내릴 수 밖에."
"그렇다면 휴드라 사건은..."
"녹아내린 원자로에서 나온 방사능 피폭이겟지. 그덕에 크라나간 한 구석은 폐시가지로 지정되어 10년 이상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고 말야. 그나마 몇몇 머리가 돌아가는 인물들 덕에 방사능 제독장비를 구해와서 처리했기에 지금은 들어갈 수 있게 되었어"

절망적일 정도로 플루토늄에 대해 무지했던 관리국은 막대한 물질적 피해와 3만에 이르는 인명피해, 그리고 도시 한쪽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대가를 치루어야 했다.

"그런데 플루토늄이 사용됬다는건 어떻게 아셨죠?"
"처음에는 그저 상층부의 누군가가 반입금지 물품을 억지로 들여온 흔적이 있어서 쫒은것 뿐이었어"

최초에 그 흔적을 발견했을때는 그저 단순한 밀수인줄 알았었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될수록 그 흔적은 상층부로 올라가 있었고 최종적으로 도착한곳은 관리국의 핵심인물중 하나인 집무총관이었다.

"엄청나게 놀랐었지. 단지 과거에 있었던 밀수의 흔적이라고 생각했던게 관리국 상층부에서 진행했었던 프로젝트의 흔적이었으니까."

수사가 거기까지 진행되자 결국 수사단에서도 자체적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 파들어가봐야 나오는것은 관리국의 치부와 수사에 관련했던 자들의 제대명령서 뿐이다.

"그런것 치고는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요?"
"수사중에 얼핏 보였던 플루토늄이 진짜인지 확인해보고 싶었거든. 당시 정황 보고서와 피해기록을 보고 있자니 플루토늄이 휴드라에 사용되었던것은 거의 확실한 것 같군"

습관적으로 품에서 담배를 꺼내들다 유노의 시선을 느끼고 다시 집어넣었다. 무한서고 전체는 금연구역이었지...

"수사관 그만둔다 해도 무한서고에 취직하긴 힘들겟군"
"왜요?"
"흡연구역이 없잖나"

담배를 다시 품속에 집어넣는 나를 보며 유노는 밝게 미소지었다.

"담배는 인류의 적입니다. 그냥 끊으시죠"
"알콜 중독보다는 니코틴 중독이 났잖아. 냅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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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진행이 안나가는 이유. 이게 다 계란이가 설정한 시그넘 히로인계획 때문이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스 리리컬 동맹단 가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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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릭스 | 2008/07/07 09:44 | └미드칠더 수사본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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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학도군 at 2008/07/07 09:50
플루토늄! 무려 플루토늄인가!!

hackdokun : 제97관리외세계가 얽혀드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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